잠깐만 회사좀 관두고 올게, 키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잠깐만 회사좀 관두고 올게, 키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quit a job

 

 

잠깐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무심코 집어든 책이였다. 다른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는길에 ‘비밀 독서단’에서 ‘일’에 관한 주제로 다뤘던 책들을 살펴보았다.
빌리려던 책들을 뒤로 하고 ‘타임 푸어’라는 책과 함께 집어든 책이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였다.

읽으려던 책들을 뒤로하고 제일 먼저 집어들었다.
책이 가볍고 얇기도 했지만, 화장실에 잠깐 들르듯 회사를 관둔다고 말하는 책의 제목이 나를 끌어당겼던 것 같다.

나는 고민은 즐겨한다. 아니, 즐기진 않지만 머리속에 항상 고민으로 가득차 있다. 먹고 살 걱정, 진로 걱정, 살면서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에서 고민을 끄집어 내는 것이 내 습관이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회사를 관뒀던 3년 전의 내 모습을 비춰봤다. 지나보면 남들보다 힘들게 다녔던것 같지 않다. 그런데 그때 나는 너무나 힘들었다. 지금은 내 기억과 감정이 많이 희석되어 정확히 어떤 이유로 관뒀는지 모른다. 아니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수입이 불안정 할 때 회사라는 공간을 그리워 했던 적이 있지만, 다시 돌아가리라 결심한 적은 없다. 그런 나이기에 책 제목에서 풍기는 어떤 느낌이 나를 끌어 당긴 것 같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듯이, 주인공은 어렵게 회사를 다닌다. 상사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실적이 좋지 않지만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다닌다는 사실에 억지로 만족하려 노력하며 회사를 그만두지 못한다. 지나친 야근과 회사의 업무 강요, 상사의 비인간적 모욕은 그를 더욱 피곤하게한다. 그는 심리적으로 막다른 곳까지 스스로를 내몰고 있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한채 스스로를 막다른 곳으로 내몰아갔다. 회사생활조차 적응하지 못하고 이 까짓 일에도 잘 해내지 못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워 삶을 포기하려고 한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부끄럽지만 그때 나는 그랬다. 그 감정이 내 모든 것이 쥐고 나를 흔들었다. 어떻게 지금 숨을 쉬고 있는지 가끔 아찔한 생각이 들때가 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그 지독한 감정까지 흐릿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웃지는 못해도 그 기억을 되뇌이는게 내 마음을 더이상 찌르지는 않는다.

 

 

주인공이 지하철에서 몸을 던지려는 그 순간, 동창이라고 자신을 주장하는 누군가의 팔에 당겨져서 삶을 포기하는 것에 실패한다. 그 친구와 자주 만나고 밝아지면서 직장생활도 조금씩 나아지고 자연스레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겨난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응원해준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다시 처철한 실패를 맛 본 그는 자신을 다시 포기한다. 내가 그렇지뭐. 이 한심한 놈. 그런 말로 스스로를 자책하며 포기하려고 한다. 그때 다시 그 친구가 그가 스스로를 포기하려는 것을 막아선다.
결국 주인공은 부모님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끼고, 감사함을 느끼고, 그 크고 무한하고 일방적이며 무거운 사랑을 느낀다.
이제 그는 무엇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렇다. 사회는 회사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로 취급한다. 이런 기준은 누가 만들었는가? 단순히 그 회사와 그 사람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그 회사가 바보일 수 있다. 그런데 사회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그 자체가 기적이며,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이것이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우리 인간에 대한 공통적인 생각이다. 감히 회사 따위가 바보네 마네 평가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기가 죽어도 슬퍼할 사람이 없다고 그렇게 치부했다. 사람이 그런 때를 만나면 부모님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자신이 죽으면 부모님은 누구보다 아파하며 평생 잊지 못하고 죄가 없으면서도 자책하며 슬퍼한다. 부모는 그런 존재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그런 존재다.
존재 자체로 아주 소중한 그런 존재.
회사와 근로 계약서를 썼다고 회사가 직원을 무시할 권리까지 갖는건 아니다. 이건 분명 비정상적이며, 잘못되고, 멍청한 짓이다.

그렇게 주인공은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 대신 회사를 포기한다. 이게 맞는 방향이고 올바른 생각이며 적절한 선택이다. 회사생활에 실패 했다고 그 삶까지 실패했다고 할 수 없다.
아마 작가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절망에 빠진 이 순간 이 책이 어쩌면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소설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읽은 소설에서, 부드러운 문체로 날리는 직구가 좋았다.

 

RonnieJ

프리랜서 IT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 웹 개발, 1인 기업, 독서, 책쓰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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